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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늑장대응 비판했던 문 정부, 낚싯배 대응 빨랐나?

by 사랑먹는시인 2017. 12. 4.

인천 영흥도 낚시배 전복 사고를 접하고 내일처럼 가슴이 아파서 같이 나누고자 기사하나를 올려봅니다.

인천 영흥도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4월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7개월 만에 또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해양 사고가 발생했다. 국민은 바다에서 큰 사고가 발생하면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개선됐고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졌는지 주시하고 따져본다. 세월호 참사에서 받은 엄중한 교훈을 얼마나 현실에서 실천하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3일 발생한 선창1호 사고 대응을 보면 박근혜 정부의 미숙하고 부실했던 세월호 사고와 비교되는 대목이 많이 발견된다.


 

© ⓒ 중앙일보 선창 1호 구조 모습. [사진 해경]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등 29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된 세월호 사고 때는 대통령부터 늑장 대처로 화를 키웠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
3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남방 해상에서는 발생한 낚싯배 선창1호선(9.77t)와 급유선(336t) 충돌사고로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우선 해경의 초기 대응을 비교해보자. 세월호 당시에는 신고 후 18분만인 오전 9시 10분 해양경찰청 구조본부가 가동됐다. 하지만 사고 48분만인 오전 9시 40분에야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이번 선창1호 사건의 경우 오전 6시 9분 신고 후 4분만인 13분에 영흥파출소 소속의 경비 중이던 고속단정이 현장으로 이동 조치됐다. 신고 후 33분만인 오전 6시 42분 현장에 도착했다. 물론 두 사고가 발생한 위치와 출동거리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려움이 있다.

 

 

© ⓒ 중앙일보 선창 1호 구조 모습. [사진 해경]

 

해군의 출동 여부도 비교된다.
세월호 사고 당시 황기철 전 총장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참모들을 소집, 인근에 있던 통영함을 출동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상부는 정확한 이유와 설명도 없이 그의 명령을 제지했다. 이에 황 전 총장은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통영함에 재차 출동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윗선의 제지로 구조전문 함정인 통영함의 출동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 ⓒ 중앙일보 선창 1호 구조 모습. [연합뉴스]

 

해군은 참사 사흘 뒤인 4월 19일 ‘통영함 미투입 입장’이라는 자료에서 “승조원 임무 수행 훈련 등의 전력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상황”이라며 “(통영함을) 무리하게 구조 현장에 투입할 경우 장비작동 및 항해 안전사고 등 예기치 못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번엔 좀 달랐다. 해군은 낚싯배 전복사고가 발생한 영흥도 주변 해역에 투입돼 수색ㆍ구조작전을 펼쳤다. 해군은 이번 사고 직후 실종자 수색ㆍ구조작전에 2500t급 호위함인 충북함을 비롯한 함정 16척을 투입했다. 해상작전헬기 AW-159 와일드캣 1대와 링스 1대도 사고 해역 상공에서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 ⓒ 중앙일보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해군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전단(UDT) 소속 잠수사 20여 명도 실종자 수색ㆍ구조작전에 투입됐다. 해군의 수색ㆍ구조작전은 해경과 공조 하에 진행 중이다. 해경도 사고 해역에 함정과 헬기 여러 대를 급파했다.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도 청사로 출근해 '위기조치 기구'를 소집하고 해군의 수색ㆍ구조작전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에 대한 보고 및 첫 지시에 걸린 시간에서 상당한 차이가 보인다. 결론적으로 세월호 때는 사고 발생 이후 1시간 8분 만(10시일 경우, 9시 30분일 경우 38분 만)에 첫 보고가 이뤄졌다. 이번 선창1호의 경우 사고 발생 52분 만에 보고가 이뤄졌다.

 

세월호 사고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한 시간이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고 현황 서면보고를 받은 시간은 첫 신고 후 1시간 8분 후인 오전 10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 헌법재판소가 진행한 탄핵심판 심리 과정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세월호에 탑승한 최모군이 당시 119에 침몰 사고 신고를 한 건 오전 8시 52분, TV 보도가 나온 건 오전 9시 19분이었다. 당시 대통령 측 답변서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함께 만든 4ㆍ16연대는 “해경이 오전 9시 22분 청와대와 교신한 녹취 기록이 있다”며 “오전 10시 첫 보고는 거짓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 답변서에는 해경과 청와대의 교신, 교신시점과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기까지 38분의 시차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답변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첫 신고 후 1시간 23분, 보고를 받은 후 15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 15분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해경청장에게도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를 하라”고 전화했다.

이 대목도 최근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의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0월 12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춘추관에서 세월호 관련 문건을 공개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사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오전 10시 보고됐고, 15분 뒤 대통령의 지시가 나왔다고 발표됐으나 실제론 (30분 앞선) 오전 9시 30분 최초 보고가 이뤄졌다”며 “보고 시점과 수습 관련 지시 시점의 시간적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생한 낚싯배 선창1호 사고의 경우를 보자.

 

 

© ⓒ 중앙일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월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정부 세월호…

 

 

낚싯배 전복 사고를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첫 신고 후 이날 오전 7시 1분에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1차 보고를 받았다. 첫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하에 해경, 해군, 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하여 구조 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오전 6시 9분 첫 신고 후 52분 만에 이뤄진 대통령에 대한 보고와 대통령의 지시가 각각 이뤄진 것이다.

이후로도 전화 보고와 서면 보고를 한차례 씩 더 받은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25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직접 찾았다. 이 자리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진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관리센터에서 해경 상황실과 행정안전부의 서울상황실 및 종합상황실(세종) 등을 각각 화상으로 연결하여 상세 보고를 받은 뒤 오전 9시 31분 구조작업 전반에 관한 6개 항목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문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과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지시한 상황을 신속하게 공개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민 이모(56ㆍ자영업)씨는 “이번 낚싯배 사고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세월호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 체계적으로 초동대처에 나선 듯한데도 사망자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